리뷰 및 공략/IT

먼지도 싹! 인성도 싹! 다이소 젤리 클리너로 함께하세요.

상연 2020. 12. 20. 19:27

목차

     

    시험이 끝났다.

    그동안 1일 1포스팅을 지켜나가고 있었는데 기말고사 앞에서 속절없이 무너졌다.

    나름의 관성으로 지켜나가고 있었는데 이렇게 허무하게 끝나서 조금 아쉽기는 하지만 다시 꼬박꼬박 잘 쓰면 되는 문제니 괜찮다. 그리고 시험공부하는 중에 구글 애드센스가 또 고맙게도 광고를 허용해 줬다. 덕분에 내 블로그는 광고를 덕지덕지 붙인 불법 사설 스포츠 도박 사이트 마냥 되어가고 있다. 하지만 오히려 좋아.

     

    어쨌든 시험도 끝났겠다. 그동안 거슬렸던 컴퓨터와 키보드 청소를 해 보기로 했다. 

    컴퓨터는 산지 3개월 정도 됐는데 뭔가 팬 소음이 거슬리고, 키보드는 산지 거의... 3년...? 된 것 같은데 단 한번도 청소한 적이 없다. 그래서 이 참에 새로 좋은 키보드를 하나 사 볼까 했는데 가격을 보고 일단 미뤘다.

    그냥 싼 기계식을 새로 사자니 지금 쓰는 싸구려처러 소음이 심할거 같고...

    그렇다고 소음도 적고 좋은 그런 저소음적축을 사자니 또 가격대가 훅 올라가고... 이래저래 그렇다.

     

    어쨌든 연말 연시이지만 약속이고 뭐고 확진자가 1000명이 넘어가는데 조용히 집구석에서 소일거리를 찾아야 하는 시기이다. 이런 때야말로 역시 키보드 청소가 제격이지 않을까?

    그래 청소, 다 좋은데 뭐로 청소하지?

    다이소는 답을 알고 있다.

    다이소가 전하는 신비한 아이템

    인터넷에 검색해보니 젤리클리너와 먼지 제거제를 판다고 한다고 해서 추운날 옷 꽁꽁싸매고 다이소에서 사왔다.

    정말 웬만한 물건은 다이소에서 다 파는 것 같다.

    물론 고성능을 막 자랑하지는 않지만 굉장히 저렴한 가격으로 만족감을 얻을수 있는 가성비가 좋은 곳이다.

    근데 왜 이 추운날 밖에서 작업하나요?

    주의 - 절대 실내에서는 사용하지 마십시오.

    나도 왜 그런지는 모르겠는데 일단 먼지제거제를 절대 실내에서 사용하지 말라고 적혀있길래 꼬박 말을 잘 들었다.

    젤리 클리너랑 먼지제거제는 끽해야 N천원짜리 소비재지만 청소 대상인 키보드님과 본체님은 그런 것들과는 궤를 달리하는 고귀한 몸들이시기 때문에 먼지 한번 제거했다가 통장을 제거할수도 있기 때문이다...

    근데... 그냥 안에서 할 걸 그랬다... 진자 너무춥다... 내가 왜 슬리퍼를 신고 나갔을까...?

    그래... 나도 처음엔 길어야 30분 하고 들어갈 줄 알았는데...

    눈물없이 볼수 없는 환장의 똥꼬쇼 지금부터 시작합니다.

     

    안녕? 나는 먼지야! 그런데 이제 키보드를 곁들인...

    우선, 청소전에 물품들의 상태를 한 번 보자.

    사실 원래 이 청소의 주 목적은 본체 청소였다. 본체 팬 돌아가는 소리가 좀 거슬려서 그거 해결하려고 먼지제거제를 사는김에...? 겸사겸사 젤리 클리너를 사와서 써봐야지 한 건데...

    우선 본체 앞부분이다. 잘 보면 회색으로 희끄무레한게 먼지이다.

    팬에 먼지가 많은가 싶었다.

    ? 대체 어떤 싸움을 해 오신 겁니까...

    그리고 아무생각없이 키보드를 봤는데

    어... 키보드가 나한테 죽여달라고 하고 있었다. 이정도면 밤에 키보드가 선으로 교살해도 무죄 가능이다.

     

    행동이 없는 반성은 반성이 아니다.

    반성을 하기 때문에 사죄의 의미로 키보드에게 긴 말을 하지는 않았다.

    오히려 혀가 길면, 진정성이 떨어지고 상대가 더욱 상처받기 쉽상이다. 이런 큰 죄를 저질렀을때에는 묵묵히 행동으로 반성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감동포인트가 되는 부분이다.

    미리 다른 분들이 사용하는 글을 몇 개 읽고 왔는데

    다들 처음에는 나처럼 기쁘게 꺼냈다가 무리하게 키보드에 꾹꾹 누르는 바람에 축에 젤리가 끼는 바람에 결국 키캡을 다 뜯어냈다는 글이 태반이었다.

    나는 절대 그러지 말아야지 ㅎㅎ 하는 생각으로... 살짝살짝 누른다는 마음으로 젤리를 꺼냈다.

    어릴때 문방구에서 파는 그 액체괴물보다 조금 더 탄성이 강한 느낌이다. 

    밖이 추워서 그런지 내가 생각한 것 보다 좀 덜 흐물흐물하고 쫀득쫀득했다.

    이렇게 살짝 올려놓고 조금식 툭툭 눌러가면서 청소를 했다.

    확실히 전보다 키캡 윗부분 자체는 깔끔해 진 느낌이긴 한데...

    문제는 밑에 있는 부분이 전혀 청소가 되지 않는다. 애초에 저기 까지 젤리가 스며들면 낑겨서 아마 안 빠질 것이다.

    내가 본 다른 블로거들이 대개 그랬고 그들은 결국 키캡을 뺐다.

    하지만, 나는 정말 키캡을 빼기 싫었다.

    그렇기에 이름부터 '먼지'제거제인 그것을 사용하기로 했다.

    그대가 오랫동안 심연을 들여다 볼 때, 심연 역시 그대를 들여다 보고 있으니...

    사실 키보드 내부만 안 보고 이렇게 비스듬히 잘 찍어주면 나름... 젤리클리너의 성능은 만족스럽다.

    애초에 젤리클리너 자체가 이렇게 내부까지 할 수는 없어 보인다. 

    준비됐지 '먼'?

    카메라도 먼지제거제 성능이 너무 충격적이었는지 파랗게 질린 모습이다.

    아니 10cm 거리 두고 사용하라고 해서 거리 두고 사용하면 뭐 먼지가 조금 날리고

    그렇다고 가까이에서 쓰자니 가스가 기계 박살낼까봐 무서워서 못하겠고

    어중띠게 계속 칙칙 거리면서 조금 괴롭혀 줬더니 먼지가 조금 튀어나와서 키보드에 다시 덕지덕지 붙은 모습이다.

    당신의 젤리 클리너 사용 먼지제거제로 대체되었다...

     

    사용 영상... 

     

    급발진

    이쯤 되자 결국 인정할 수 밖에 없었다.

    키캡을 뜯어야 한다

    키캡을 뜯지 않고서는 도저히 저 지저분한 것들을 없앨 방법이 없었다. 도구가 암만 좋아도 뭐 일단 닿아야 사용을 한다.

    사진만 봐도 춥다

    근데 급발진으로 뜯어버리기 시작해서

    아무생각없이 밖에서 쪼그려앉아 키캡을 뜯었다. 하...

    언에 들어가서 뜯을걸 진짜 너무 추웠다. 리무버도 없어서 딩딩 얼어가는 손으로 키캡 하나 하나 뽑을때마다 내가 살아가며 무슨 잘못을 하고 살았는지 되새기게 됐다

    일단 잘못한 게 맞다.
    거... 어떻게 ... 제가 무릎이라도 꿇을까요...?

    키보드 키가... 한 108개쯤 되던가요...?

    실로 키보드야 말로 108번뇌에 가깝지 않겠습니까...?

    이렇게 아무런 준비없는 급발진성 청소는 항상 고통만을 낳습니다.

    이빨빠진 틀니 딱딱 키보드가 되어부렸다...

    할아버지... 틀니 청소해서 다시 끼워 드릴게요... 근데 제가 너무 추워요

    카메라도 추워서 호달달 떨고 있다...

    이제 다시 젤리클리너를 제대로 사용했다.

    이번에는 직접적으로 뜯어내는 것이니 성능이 확실하겠지

    너무 확실하다.

    한번 가볍게 지나갔을 뿐인데 키보드나라에 타노스가 한 두번 왔다 간 듯 하다.

    성능은 확인했으니 듀얼코어로 돌리면서 깨끗히 청소를 시작했다.

    솔직히 너무 추워서 빨리 빨리 하고 들어가고 싶었다.

    애초에 그 먼지제거제때문에 나온건데 이럴거면 걍 안에서 하는 거였는데 몰라서 당했다.

    이래서 멍청하면 몸이 고생한다는 말이 괜히 있는것이 아니다...

    그래도 눈에 띄게 변화가 있으니 기분은 좋았다.

    젤리클리너로 두 세번 먼지를 뜯고 그 위에 먼지제거제를 한 두어번 날려주고 다시 젤리클리너르 마무리 했는데

    여전히 조금 남아있는 이물질은 보이지만 저거는 따로 뭐 마른 무언가로 문질러서 닦아내 주면 되는 부분이다.

    물론 나는 너무 추워서 들어갈 생각에 이정도에 만족했다.

    다음에는 청소를 안 하고 키보드를 살 생각이기 때문이다.

    이정도면 속죄 할 만큼 했지

     

    애초에 키보드를 막 열성적으로 관리할 생각이 없어서 대충대충 청소한 거에 비하면 꽤 만족스러운 결과다

    물론... 정말 제대로 관리하시는 분들이 이 포스팅을 보면 화나서 입 댓발 튀어나와서 나한테 욕할수도 있기야 하겠는데

    어쩌겠는가... 너무 하기 귀찮은걸? 언제 또 키캡을 물에 헹구고 물기 제거하고 끼워주고 하나 싶었다 난

    그냥 담에 좋은 키보드 하나 사면 그 때는 제대로 관리하고 싶다. 어차피 이미 늦어버린 싸구려 기계식에 뭘

     

    원래는 이게 메인디쉰데

    원래는.. 그래 본체 먼지좀 청소하려 했는데

    막상 까보니 먼지가 딱히 뭐 없었다. 이정도면 그냥 준수한 편인걸

    이정도면 그냥 붓으로 살살살 털어내주면 되긴하는데 굳이 뭐 당장 이렇게 할 필요가 있나 싶었다.

     

    그래도 일단 먼지제거제를 뿌려는 봤는데

    사실 뭐 딱히 뿌릴곳도 별로 없고 이곳저곳에 그냥 가볍게 몇 번 분사만 해줬다.

    조금은 있던 먼지가 날아간 거 같기는 한데 육안으로 크게 유의미한 변화가 보이진 않는다.

    아까 봤던 컴퓨터 본체 앞에 먼지가 껴 있던 부분인데

    여기는 좀 그래도 먼지가 사라지긴 했다. 

    그리고 나서 부팅하니 뭐... 나름 팬 돌아가는 소리가 줄어든 거 같기는 한데 그렇게 막 느껴질 정도로 줄진 않았다.

    기본적으로 아마 팬소리가 큰게 아닌가 싶다.

     


    이렇게 내 돈 5000원을 들여서 간단한 키보드와 본체 청소를 했다.

    사실상 본체 청소는 안한거나 다름이 없긴 하지만...어쨌건.

    정말 이렇게 할 거 없는 연말연시에는 집에서 진득하게 한 번 해 볼만한 일임에는 틀림이 없다.

    나는 이렇게 대충하긴 했지만 솔직히 다이소에서 천원 주고 젤리 클리너로 쓱삭쓱삭하고 다시 키캡 덮는거 하면 기분은 좋다. 물론 나처럼 밖에서 와들와들 떨면서 미련하게 작업하면 먼지랑 인성을 같이 제거하게 되는거긴 한데 보통은 그러지 않을테니까...

    젤리 클리너는 성능이 꽤 만족스러운데 이거 먼지제거제는 영 성능이 별로다 라는 느낌이 강하다.

    내가 못 써먹는게 아마 좀 클수도있는데 어찌됐든... 생각보다는 영 별로였다.

    아마 좀 더 먼지가 자욱하게 본체를 묵혀놔야 제대로 잘 써먹지 않을까 싶다.

    먼지제거제는 솔직히 거르고 젤리 클리너 하나 천원에 가볍게 사와서 집에서 작업하시면 되겠다.